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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각이 있다

활자가 주는 유미aesthetic 직관에 대하여

by Jerome Eugene Morrow 2013.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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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는 지인과 순수하게 비주얼관점에서 별로인 웹사이트가 성공한 사례와 괜찮은데 실패한 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뭐 흔한 주제이긴 합니다. 비주얼 관점이라 함을 두고 이런 저런 논쟁이 있을 수 있겠으나 그냥 거칠게 생각해서 알록달록 색상도 들어가고 폰트와 사진이 잘 어울리진 사이트를 비주얼 적으로 멋지다고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복잡도는 나중 문제고요.


트위터나, 구글, 다나와, 디씨인사이드, 야후 이런 류의 서비스들이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주나요? 사실 전 별로 즐거움을 못 느낍니다. 트위터나 구글은 UI의 단순성이 칭찬을 받을 수 있을 지 몰라도 심미적으로 와닿지는 않습니다. 다나와나 디씨인사이드, 클리앙은 디자인이랄 건 아무것도 없는데 커뮤니티가 제공하는 컨텐트의 가치가 사용자에게 강한 유대감을 만들어 줍니다. 그냥 아무리봐도 아름다운 사이트는 아닙니다. 보기엔 예쁘지 않습니다.


보기에 예쁘고 잘 되는 사이트도 있죠. 예를 들어 핀터레스트가 그렇죠.핀터레스트는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 별로 일까요? 콘텐츠가 외국거라서? 그럼 완전히 동일한 우리나라의 인터레스트.미 interest.me 는 왜 심미적이지 않을까요? 이유는 몇가지 있겠습니다만 저는 '한글'과 '영어' 활자가 한국인에게 주는 직관적인 차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한글을 읽는 것처럼 핀터레스트의 영어 활자를 읽지 못합니다.그건 그냥 때론 심볼, 때론 이미지가 되어 인지될 것입니다. 게다가 영어 글꼴들은 수백년간 발달되어 온 알파벳 글꼴의 미려한 느낌이 이미지들과 잘 어울려 심미적인 쾌감을 주죠.아시다시피 한글 글꼴은 세종대왕 이후로 천덕꾸러기였으며 인쇄도 잘 발달하지 않았죠.그러다보니 사이트와 어울리는 글꼴들도 최근에서나 등장하고 있고.결국 돌아돌아 이야기를 했지만 핀터레스트 디자인은 사각형 그리드의 묘한 즐거움과 더불어 영어 글꼴이 주는 시각적 만족이 높아진 것이죠. 그걸 그대로 한국어로 만들면 절대로 똑같은 사진과 똑같은 배열을 해 놓아도 안 예쁜 것이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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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다른 이야기지만 왕가위 영화 '중경삼림'은 참 아름다운 장면들이 많은 영화입니다.그런데 이 영화들을 아름답게 만든 건 엄밀히 말해 8할이 '자막'의 힘입니다.

'널 만년 사랑해', 라는 오글거리는 대사도 사실은 영화의 사운드에 들어있지 않고 활자로 관객에게 다가오게 되고, '실연 당한 후 달리기를 시작했다. 수분이 빠져나가 버리면 눈물이 흐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믿기 때문이다' 라는 대사도

(그 당시엔 계다가 세로 자막으로 '시'처럼 끊어져서) 관객의 시각으로 전달되어 뇌를 자극합니다.결국 활자가 주는 느낌은 정말 중요한 것이지요.




중경삼림 (2013)

Chungking Express 
8.3
감독
왕가위
출연
양조위, 왕비, 임청하, 금성무, 주가령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홍콩 | 101 분 | 201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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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를 만들때도 영어로 만들면 뭔가 예뻐보이는데 한글로는 그렇지 않은 것은 한국인들은 그 영어를 문자가 아닌 이미지로 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이미지처럼 적당한 글꼴로 디자인되어 있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한글 사이트도 방법은 같을 것입니다. 결국 유미적aesthetic 문구와 글꼴(적어도 타이포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아름다운 사이트를 만드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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