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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각이 있다

심히 불쾌한 구글의 실명제 반발 정책

by Jerome Eugene Morrow 2009. 4. 10.


구글 유튜브가 한국의 법으로 규정된 제한적 실명확인제를 거부 혹은 벗어나기 위하여 업로드와 댓글쓰기를 막아버렸다.

제한적 실명확인제는 일정한 규모의 방문자가 방문하는 웹사이트에서 글을 게시할 때 
최초 1회에 한하여 주민번호와 실명을 확인하는 장치이다.

이 장치가 '악해지지 말자'는 슬로건을 가진 구글에게 정말 부담스러운 것이었을까?
한국에서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구글은 한국에서 기업을 하면서
이 정도의 법규범도 준수할 자신이 없던 것일까? 아니면 정말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를 존중할 것일까?

지금 우리나라가 실시하고 있는 제한적 실명제는 무책임한 명예훼손 등을 막고자
사실 현재의 정부가 아닌 과거 정부에서부터 진행해 오던 대안 중 하나였다.

먼저 밝힐 것은 Jerome은 이러한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불편함이 크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닉네임이 나오기 때문에 글을 쓸 때 실명이 노출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싸이월드는 아예 실명으로 댓글을 쓰고 있고,
대부분의 포털이 이미 적용한 상태에서 1년여간 별다른 문제/거부감이 없이 다들 알아서 글을 쓰고 있었고
유명한 미네르바씨도 자유롭게 의견을 인터넷에 쓴 바 있다.

엄밀하게 말해서 문제는 쓰고난 글을 단속하고 검열하는 것이 문제이지
무책임한 글을 막고자 글을 쓰는 단계에서 민증까고(실제로는 안깠지만) 글 쓰라고 하는 것 자체는
크게 우려스러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돈을 벌겠다고 법인을 설립한 외국 자본이 법을 지키기 싫다는 이유로
이미 공개되었던 기능을 숨겨놓는 것은 해당 국가와 국가의 문화에 대한 무시행위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가는 기업이 한국의 법을 지키는 것이 과연 '굴복'이었을까?
이것이 유럽에서 나치 컨텐츠를 못올리게 하는 것과 중국에서 컨텐츠 검열을 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문제가 될 만한 일인가?

정말 간혹 미국과 유럽의 기업과 네티즌들이 오만하게도 표현의 자유 운운하면서
마치 자기들의 스타일이 전 세계 표준인양 강요하는 것을 볼 때가 있다.
과연 그럴까? 미국에는 미국 인터넷 문화가 있고, 한국에는 한국 인터넷 문화가 있다.

한국에는 제한적 실명제를 했을 때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는 시민단체의 설문조사 결과와는 별개로
실제로는 대부분 글 잘 쓰고 오히려 연예인 미니홈피에 들어가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도 잘 올라오고,
안티 카페도 잘 만들어져 있다. 이는 실명제가 명예훼손방지에 아무런 도움도 못되지만
동시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다시말하지만 구글은 한국에서 돈벌려고 들어온 미국 회사이다. 한국에 차를 수출하려는 외국차는 뒷면의 자동차 번호판 사이즈와 위치를 한국의 도로교통법에 맞추어 달아야 한다. 그래야 차를 판다. 차 디자인이 손상된다는 자존심따위는 버린다.
비슷한 업종의 야후코리아는 10년전 한국에 들어와서 한국법이 하라는대로 다 했다.
예를 들어 회원가입시에 주민번호 안받다가 시민단체가 어린이 보호한다고 받으라고 해서 받았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과도하게 개인정보요구한다고 주민번호 받지말라고 해서 또 수정중이라고 한다.

구글은 업로드와 댓글 기능을 빼버려서 한국의 법을 얄밉게 무시했다.
구글이 보기에 한국 이용자들은 그런 후진적인 법에서 얼렁 해방되어야 하고,
현실의 베트남 난민처럼 인터넷 국적을 미국으로 바꿔서 미국아이디를 만들어 '자유롭게'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라는 것이다.

구글 덕분에 한국은 표현의 자유를 주지 않는 야만국가가 되버렸고
한국의 모든 실명제 적용 사이트는 야만적인 사이트가 되어 버렸다. 
구글은 야만의 국가에서 교묘하게 돈을 벌게 된 셈이고, 그들의 기준에선 악이 되지 않았을 지 몰라도
문화의 다양성을 무시한 미국식 자유주의의 나팔수 역할을 한 것에 불과하게 되었다.

다시 말하지만 실명제가 결코 좋은 법률은 아니다.
하지만 수많은 한국의 웹사이트들이 이를 준수하고 네티즌은 하고 싶은말 대부분 잘 하고 있는 와중에
한국에서 돈벌겠다고 들어온 구글이 보인 이런 태도는 참 불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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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3

  • 까모 2009.04.10 12:43

    공감. 저만 그리 생각한 건 아니었군요. :-)
    답글

  • 야만국가 맞습니다. 몰랐나요?? 2009.04.10 13:17

    옳은말해도 잡아가는 판인데 머가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미네르바님이 쓰신글은 분명 표현의 자유입니다. 그걸 법적으로 구속하는 나라가 제정신입니까.
    자기 하고싶은말 다하면 잡혀가는 나라중에 하나가 대한민국입니다. 창피하네요 정말.
    답글

  • 아쿠아 2009.04.14 20:11

    구글의 이번 정책은 한국이라는 나라의 위상이 얼마나 낮은지 보여주는 좋은 예시인거 같아 씁슬합니다.
    답글

  • 2009.07.23 20:40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비선형 2009.07.30 12:32

    뒤늦게 보고 댓글을 답니다.

    예전에 대학가에서 정치적인 비판을 할 때 대자보를 달았습니다. 그때 대자보에 민증을 복사해서 붙여놓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잡혀갈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민증을 붙여놓고 글을 쓰는 법을 제정해놓고 법이 문제가 아니라 민증을 보고 잡아가는 행위가 문제라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답글

    • Jerome 2009.07.30 13:34

      미묘한 차이가 있네요..
      우선 주민증엔 주민번호 이외의 많은 정보가 있지요.
      그리고 현재 인터넷 실명제는 주민증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번호를 1회에 한해 확인하는 것이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실명제는 참 쓰잘데기없는 제도라는 데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 제도가 표현의 자율 훼손하고 있냐는 건 또다른 문제이죠. 이제도가 있어도 야후나 싸이월드 뉴스 밑에 들어가면 쥐박이, 쥐새끼라는 표현은 거침없이 하는 걸 보면 큰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죠. 제가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정의를 빙자한 한 외국기업의 국내법 무시 태도를 지적한 것입니다.

    • amb 2009.08.04 21:11

      Jerome님의 외국기업 태도 이야기는 흠~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하네요.
      그런데 핵심을 벗어난 이야기라 죄송하지만,
      주민번호를 입수했다는 건 이미 주민증의 내용을 넘어선 수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미묘한 차이지만 거의 같아보이네요...

    • Jerome 2009.08.05 11:10

      아이핀이 최근에 나오긴 했지만 그전까지 아이핀 이외에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위하여) 본인확인을 하거나 성인인증을 하기 위한 장치가 전혀없는 상황에서 서비스 회사는 어쩔수 없이 주민번호를 받아왔던 거죠. 이것이 과연 무리한 개인정보수집이냐는 것은 저 아래 다른 분 댓글에 단 것처럼 논의의 여지가 있습니다. 나중에 이부분은 글을 한번 써보지요.

  • only2sea 2009.08.04 13:55

    실명제라면 오히려 다행입니다. 지난 정부가 추진하던 것은 '실명제' 이번 정부는 그것에서 한발 물러섰다고 주장하는 '제한적 본인 확인제'가 아닌가요? 저는 실명제보다 제한적 본인 확인제가 몇 배는 나쁜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민번호를 1회에 한해 확인하는 것이라는 것으로 축소하시는데, 그거야 사용자의 계정에 주민번호가 저장되고 해당 id로 로그인하여 쓸 경우에 다시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언제든지 권력있는 누군가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그 글을 쓴 사람의 주민번호를 볼 수 있는 법이지요.
    답글

    • Jerome 2009.08.04 18:25

      말꼬리 잡는 것 같지만 제한적본인확인제도 실명제의 한 형태이겠지요. 말씀하신 대로라면 몇배나 더 나쁜 제한적본인확인제는 2007년 6월 28일부터 시행 되었으므로 전 정부의 작품입니다.

      1회에 한해 받는 이유는 말씀하신대로이기도 하지만 그런 '보관'의 위험은 회원가입시에도 주민번호를 받아 저장하므로 딱히 실명(혹은 제한적본인확인제)만의 문제는 아니겠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조사한다면 큰 문제 없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내킬때마다 조사할까봐 걱정하는 것이겠죠.

    • only2sea 2009.08.04 22:01

      2007년 7월 27일부터 시작했다고 되어 있네요. 말씀하신대로, 전 정부의 작품입니다. 어쨌든 저는 실명제보다 제한적 본인 확인제가 훨씬 더 나쁜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원가입시 주민번호를 받아 저장하는 것이 문제의 포인트입니다. 제한적 본인 확인제는 그것이 진짜 이름과 일치하는지까지 확인을 하는 것이구요. 따라서 회원 가입시에도 주민번호를 받아 저장하므로 보관의 문제가 실명제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건 포인트를 벗어나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이라는 것이 애매합니다. 삼청교육대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인원들만 재교육 시켜주는 좋은 프로그램 아닙니까. 미네르바 사건도 아이피 추적만으로 체포한 것이 아니라 미디어다음에서 개인 정보를 넘긴 것이라고 합니다.

  • Jerome 2009.08.05 11:07

    제한적 실명제는 어쩌면 좋은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시행과정에서 삼청교육대처럼 미네르바를 잡아간 것이겠죠..
    주민번호 저장 문제는 다른 이슈인데요. 너무 많은 개인정보를 요구한다는 것인데, 시민단체라는 사람들도 그때그때 주장이 갈립니다. 미성년자의 컨텐츠접근제한 등을 이유로 주민번호받으라고 요구하는 부모단체와 시민단체가 있는가하면 미국식자유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시민단체들은 과도한 개인정보요구라고 없애라고 난리죠.. 그때그때 정부는 휘둘리게 되고, 덕분에 사업자들은 만들어놓은 회원가입프로세스를 변경해야 하나 생쑈를 하죠.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