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유튜브가 한국의 법으로 규정된 제한적 실명확인제를 거부 혹은 벗어나기 위하여 업로드와 댓글쓰기를 막아버렸다.
제한적 실명확인제는 일정한 규모의 방문자가 방문하는 웹사이트에서 글을 게시할 때
최초 1회에 한하여 주민번호와 실명을 확인하는 장치이다.
이 장치가 '악해지지 말자'는 슬로건을 가진 구글에게 정말 부담스러운 것이었을까?
한국에서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구글은 한국에서 기업을 하면서
이 정도의 법규범도 준수할 자신이 없던 것일까? 아니면 정말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를 존중할 것일까?
지금 우리나라가 실시하고 있는 제한적 실명제는 무책임한 명예훼손 등을 막고자
사실 현재의 정부가 아닌 과거 정부에서부터 진행해 오던 대안 중 하나였다.
먼저 밝힐 것은 Jerome은 이러한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불편함이 크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닉네임이 나오기 때문에 글을 쓸 때 실명이 노출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싸이월드는 아예 실명으로 댓글을 쓰고 있고,
대부분의 포털이 이미 적용한 상태에서 1년여간 별다른 문제/거부감이 없이 다들 알아서 글을 쓰고 있었고
유명한 미네르바씨도 자유롭게 의견을 인터넷에 쓴 바 있다.
엄밀하게 말해서 문제는 쓰고난 글을 단속하고 검열하는 것이 문제이지
무책임한 글을 막고자 글을 쓰는 단계에서 민증까고(실제로는 안깠지만) 글 쓰라고 하는 것 자체는
크게 우려스러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돈을 벌겠다고 법인을 설립한 외국 자본이 법을 지키기 싫다는 이유로
이미 공개되었던 기능을 숨겨놓는 것은 해당 국가와 국가의 문화에 대한 무시행위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가는 기업이 한국의 법을 지키는 것이 과연 '굴복'이었을까?
이것이 유럽에서 나치 컨텐츠를 못올리게 하는 것과 중국에서 컨텐츠 검열을 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문제가 될 만한 일인가?
정말 간혹 미국과 유럽의 기업과 네티즌들이 오만하게도 표현의 자유 운운하면서
마치 자기들의 스타일이 전 세계 표준인양 강요하는 것을 볼 때가 있다.
과연 그럴까? 미국에는 미국 인터넷 문화가 있고, 한국에는 한국 인터넷 문화가 있다.
한국에는 제한적 실명제를 했을 때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는 시민단체의 설문조사 결과와는 별개로
실제로는 대부분 글 잘 쓰고 오히려 연예인 미니홈피에 들어가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도 잘 올라오고,
안티 카페도 잘 만들어져 있다. 이는 실명제가 명예훼손방지에 아무런 도움도 못되지만
동시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다시말하지만 구글은 한국에서 돈벌려고 들어온 미국 회사이다. 한국에 차를 수출하려는 외국차는 뒷면의 자동차 번호판 사이즈와 위치를 한국의 도로교통법에 맞추어 달아야 한다. 그래야 차를 판다. 차 디자인이 손상된다는 자존심따위는 버린다.
비슷한 업종의 야후코리아는 10년전 한국에 들어와서 한국법이 하라는대로 다 했다.
예를 들어 회원가입시에 주민번호 안받다가 시민단체가 어린이 보호한다고 받으라고 해서 받았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과도하게 개인정보요구한다고 주민번호 받지말라고 해서 또 수정중이라고 한다.
구글은 업로드와 댓글 기능을 빼버려서 한국의 법을 얄밉게 무시했다.
구글이 보기에 한국 이용자들은 그런 후진적인 법에서 얼렁 해방되어야 하고,
현실의 베트남 난민처럼 인터넷 국적을 미국으로 바꿔서 미국아이디를 만들어 '자유롭게'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라는 것이다.
구글 덕분에 한국은 표현의 자유를 주지 않는 야만국가가 되버렸고
한국의 모든 실명제 적용 사이트는 야만적인 사이트가 되어 버렸다.
구글은 야만의 국가에서 교묘하게 돈을 벌게 된 셈이고, 그들의 기준에선 악이 되지 않았을 지 몰라도
문화의 다양성을 무시한 미국식 자유주의의 나팔수 역할을 한 것에 불과하게 되었다.
다시 말하지만 실명제가 결코 좋은 법률은 아니다.
하지만 수많은 한국의 웹사이트들이 이를 준수하고 네티즌은 하고 싶은말 대부분 잘 하고 있는 와중에
한국에서 돈벌겠다고 들어온 구글이 보인 이런 태도는 참 불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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