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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문학,영상

박태원 골목 안 (1939년) - 황석영 한국명단편 101 7번째

by JeromeEugeneMorrow 2024. 9. 8.

박태원 골목 안 길이가 꽤 길다. 중편은 아닌데 단편은 단편이다. 마치 드라마 한편을 보는 것 같다. 시작은 부동산을 찾아오는 손님으로부터 시작되어 계속 등장인물을 바꾸어가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전개로 이어진다. 황석영 작가가 뒤에 해설해 놓은 걸 보니 박태원 작가가 당시 의식의 흐름 기법을 참고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 줄거리는 그야말로 골목 안의 풍경과 인물들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 형식이 끝내주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중간 중간 특정 인물의 에피소드는 무척 재미있다. 화장실에 1시간 반 넘게 갇힌 이야기냐 연애에 빠진 18살 소녀가 연애편지를 받고 어절 줄을 몰라하고 이 편지를 쓴 집안은 이 연애를 끝내게 하려고 훼방을 놓고..   이 2가지 에피소드가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이렇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등장인물을 따라 배치하는 수법이 그야말로 능수능란하다. 인물들은 부동산에서 만나 장기를 두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데, 다시 장기를 두던 영감이 자기 자식들 이야기를 하다가 집에 돌아와서 부인과 대화를 나누다가 부인이 주인공으로 바뀌고 부인은 다시 동네 다른 아줌마랑 이야기를 하면서 그 다른 아줌마로 주인고잉 바뀌고.. 그 아줌마는 다른 할머니로 주인공이 바뀌고 그 할머니가 가사일을 돌봐주는 집의 화장실에 누가 갇히는 일이 벌어지고 그 갇힌 화장실에 갇혔던 사람이 주인공이 되고.. 이렇게 이야기가 이어지는 재미있는 흐름을 갖고 있다.

황석영 작가는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로 유명한 박태원의 소설 중에 이 단편 골목 안을 선정해 놓았다. 그리고 이 박태원 작가 역시 북한으로 간 작가라서 황석영 작가가 북한에서 만난 그의 가족들 그리고 남한에 남아있는 가족들 이야기를 소개한다. 물론 황석영 작가는 박태원 작가가 시력을 잃게 되는 고난을 무릅쓰고 그 후 갑오농민전쟁을 쓴 이야기로 서평을 맺고 있다. 

좀 길어서 처음에는 부담스럽지만 읽고나면 이야 대단한데? 이런 생각을 하고 책을 덮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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