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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 달밤 (1933년 혹은 1940년대) - 황석영 한국명단편 101 중 6번째

by JeromeEugeneMorrow 2024. 9. 3.

이태준 달밤의배경은 성북동이다. 어느날 주인공에게 신문배달부 황수건이 찾아온다 이 사람은 정식 신문배달부는 아니고 신문배달 물량의 일부를 받아서 나르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사람이 붙임성이 좋다. 신문만 배달하지 않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넨다. 그런데 어느날 신문배달부가 짤린다. 약간 바보스러운 사람으로 나온다. 그는 '반편' 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었다. (반편이라는 단어를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무튼 그러던 차에 그가 갑자기 나타나고 주인공은 그에게 참외장사라도 하라고 돈을 대준다. 하지만 참외장사는 비가 많이 와서 잘안되고 다시 소식이 끊긴다.그러다가 황수건은 포도를 들고 찾아온다. 알고보니 훔친 포도여서 한바탕 난리를 치고 포도값을 물어준다. 그리고 다시 황수건은 사라진다. 어느 날 달밤에 황수건은 술에 취해 일본 노래를 부르고 있다. 부인이 도망간 모양이다. 주인공은 황수건이 민망할까봐 모른 척 그를 지나친다. 

황석영작가는 이 달밤을 선정하는데 애를 먹은 모양이다. 책 뒤쪽에 후기에서 달밤을 선정하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는 말을 한다. 밋밋하다. 란 생각을 했다면서 말이다.  아 그리고 보니 이 책은 앞서 5편의 단편의 뒤에 있는 단어 해설이 없다. 그만큼 현대 표준어에 가깝게 씌여 있어서 그런것도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오래된 서울말들은 그대로 살아있다. 예를들면 마지막에 나오는 "불빛 없는 성북동 길 위에는 밝은 달빛이 깁을 깐 듯하였다' 라는 문장도 있따. 깁이란 명주실로 바탕을 조금 거칠게 짠 비단.이란다. 이런 아름다운 옛말을 읽을 수 있는게 이 단편집의 매력이다.

황석영작가는 다들 알다시피 방북을 했던 작가이다. 그래서 이태준 작가의 월북 이후 근황에 대해 방북당시 물었던 이야기도 이 글의 후기에서 소개한다. 황작가는 이태준의 달밤에 대한 평의 제목으로 "미찬년과 바보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렸을까"라는 제목을 달아놓았다. 마치 소설속에 나오는 황수건 캐릭터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뿔뿔히 흩어진 이태준과 이태준의 가족을 의미하는 것인지, 역설적으로 이태준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좀 골똘히 생각하게 하는 황작가의 비평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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