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5월에 디즈니 인 콘서트를 세종문화회관에서 봤다. 디즈니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서 공연자들이 라이브로 디즈니 만화영화의 주옥같은 노래를 ... 불러주는.. 공연... 하지만 난 별로였다. 가 우선 결론이다.
나와 가족이 앉은 공연장의 좌석은 세종문화회관 2층 중앙 좌석. 공연장에서는 이 정도 시야가 잡힌다.
공연 예매는 사전에 인터파크 티켓과 세종문화회광 공식 사이트에서 예매가 가능했는데 세종문화회관 사이트에서 예매한 좋은 좌석이 있는 반면, 인터파크 포인트나 카드 결제 할인 등이 잘 안된다. 인터파크에서 하면 좋은 좌석이 별로 없어서 세종문화회관 공식 사이트에서 예매했다.
2018년 5월에 공연을 봤는데, 굳이 지금 8월에 후기를 올리는 이유는 이 공연이 가을에 또 올림픽공원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보았기 때문이다. 가격도 몇만원이 넘는 연주회라 큰 맘먹고 보아야 하는데 공연 후기 정보가 사실 마땅한게 없는 것 같다.
5월 공연이 별로였던 이유는 우선 기대가 좀 컸다. 라이브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넘버들을 부르네 케이팝 스타 출신이 나오네 어쩌네 해서 공연이 좀 알찰 것 같았다. 그런데 공연은 상당히 평이하고 조금 지루했다.
2층 좌석에서 보면 이 정도 느낌.. 공연에 실망한 건 공연장의 문제가 아니었다.
공연장은 세종문화회관 대공연장이 그렇든 비싼 만큼 좋은 자리인 것이라 별로 불만은 없다. 불만이 있다면 공연장 안에 외국어로 공연을 하는건데 각 좌석마다 스크린이 있음에도 공연자의 이야기가 통역으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점 등이 너무 성의없어 보였다.
사진에서 보이는 중앙 스크린에 판타지아를 시작으로 알라딘, 미녀와야수, 라이언킹 등 중요한 애니메이션 넘버들이 애니메이션으로 공연자와 싱크를 맞추어 공연하는 형태인데....
실제 노래를 부르는 공연자는 모든 애니메이션에 딱 4명인가 6명이었다. 이들이 그냥 벨아가씨도 하고 심바도 하고,... 쩝.. 그리고 공연의 모든 가사는 영어인데, 앞서 말한 것처럼 영어자막, 한국어 자막 전혀 제공되지 않는다. 공연에 참석한 나이에 따라 어른들은 모든 애니메이션을 다 본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지금의 초등학생들은 2000년대 초반 혹은 그 전의 애니메이션들 1도 모른다. 그런데 그냥 외국인 가수들이 만화 틀어놓고 공연을 하는것은 아무래도 이 공연이 디즈니 만화를 보고 젊은 시절을 보낸 부모들을 겨냥했을 뿐 아이들에게는 자막도 없는 외국인 공연 수준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초등학생과 가는 것을 생각한다면 같은 비용이면 어린이 뮤지컬 혹은 보통의 뮤지컬을 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더 저렴한 어린이 뮤지컬 공연이나 가족 공연들이 많은데 이 정도 공연을 비싼 가격으로 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요약하면
- 그냥 노래만 쭉 부르고 영어로만 커뮤니케이션하고 자막은 일부 한국어로 나오고 대부분 영어로 진행된다.
- live your dream 이라는 주제전달도 그러다보니 어렵거나 별로 와닿지 않는다. 솔직히 디즈니식 왕자공주 이야기에 드림이라는 건 백마탄 왕자 이야기 아닌가? 어린 여자아이들에겐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 겨울왕국 이야기가 인터미션 이후에 주요 테마로 진행되는데 불과 지난 겨울에 애니메이션 코코 앞에 개봉한 겨울왕국 후속 버전보다 못한, 추가 영상이나 독점 영상이나 메이킹 같은 것도 없고....그냥 애들이 집에서 DVD나 케이블 채널에서 언제나 다시 볼 수 있는 영상에 불과한 장면들이다.
- 부모의 어떤 만화에 대한 추억을 되살리기에 혹은 부모의 어떤 교육적 의도- 음악공연에 대한 경험제공 - 정도 치고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
- 비교할만한 공연이라면 홍콩 디즈니랜드에서 미카마우스 스토리북이라는 공연이 있겠다. 또 홍콩 디즈니랜드 안에 있는 라이언킹 하이라이트 공연도 이 공연보다 저렴한데 훨씬 낫다.
- 아무리 연주와음악공연이라고 해도 안무도 없고, 출연진도 너무 적고, 연주도 너무 평이했다.
- 영상하고의 싱크로율도 좀 이상해서 대사가 나오거나 해야하는 것 때문인지 중간 중간에 화면이 어색하게 끊어지거나 느려진다.
- 올림픽공원이나 다른 데서 하는 공연이라고 해도 이 정도 공연이면 너무 비싼 돈을 주고 볼 필요는 없는 것 가탇. 디즈니 라이센스 공연이라고 해도 너무 심한 가격이다. 완전히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좌석당 3만원이 넘는다면 참 아까운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더 돈을 모았다가 9월에 라이언킹 공연을 보는것이 백배 낫겠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누가 추천해달라고 하면 그렇게 추천하고 싶은 공연은 아니다. 물론 이 정도 공연이 좋다고 생각하면 그것 역시 주관적인 경험이니 내가 뭐라고 할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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