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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 - 전화 (1925년작) 후기 - 황석영 신수정 한국 명단편 101선 1선

by JeromeEugeneMorrow 2024. 8. 27.

염상섭 전화를 읽었다. 황석영 신수정 한국 명단편 101선에서 고른 첫번째 한국 명단편 1선인 셈이다. 교과서적으로는 이광수를 한국 근대소설의 시효로 보기도 한다지만 황석영 작가와 신수정 평론가가 2015년에 묶어낸 한국 명단편 101선의 1선은 염상섭의 전화로 그 시작을 꼽았다. 

염상섭 전화는 지금은 옛말이 된 서울 옛말을 정말 많이도 사용했다.

줄거리는 김주사가 지금으로 생각하면 핸드폰인 식민지 당시 유선전화를 장만하게 되는데 이걸 놓자마자 김주사의 애인?인 술집 여자 기생에게서 연락이 온다. 이 전화를 김주사의 부인이 받게 되고, 당연히 질투를 한다. 지금 생각하면 이게 질투로 해결될 일인가? 불륜이고 지저분한 남편의 행동에 분노해야할 일인데 그 때 당시에는 남자들이 다 그러고 살았나 싶을 정도로 아내는 그 상황을 화가 나지만 어쩔 수 없는 형태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주인공 남자는 김장을 담가야 하는 돈을 아내에게도 줘야하고 술집여자에게도 줘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까지 하고 있고 부인에게 바가지를 긁힌다. 주인공은 이게 다 전화때문에 생긴일이라고 하고 전화를 없애겠다고 한다. 하지만 전화는 지금으로 말하면 약정의무 가입까짇 되어 있어서 쉽게 명의 이전을 못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는 모든 갈등의 시초이고 부인이 계속 그 여자에게 전화가 오는걸 화를 내고 그러자 남자는 전화를 명의이전을 하기로 하고 시세차익을 얻어서 이주사에게 판다. 그리고 부인이 여기서 또 꾀를 내서 이익을 더 얻게 된다.

줄거리는 이렇고, 이 소설을 황석영신수정은 식민지근대화론을 꺼내면서 비평한다. 그러니까 당시 식민지 시대 문물로 한국이 발전했다는 어이없는 논리를 우선 이야기한다. 일제라는 도둑은 수탈을 위해 사다리를 가져다 놓았을 뿐이고 그걸 놓고 해방 이후 도망간건데 친일 세력들이 일제 덕에 근대화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어처구니 없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근대화 조차도 일본은 서구의 것을 가져다 놓은것이어서 사이비이고 일제라는 필터를 거쳐 만들어진 근대화라는 것이다. 

황석영 작가는  염상섭 작가가 전화에서 식민지 부르주아의 찌질한 모습을 풍자한 것으로 설명한다. 공감이 간다.부인을 두고 술집 여자 살림까지 챙기고 전화기 들여놓고 자랑하는 꼴불견같은 모습도 그렇고 물론 그당시에는 적은 돈도 아니지만 조잔한 시세차익을 거두려고 애를 쓰는 부인과 남편의 모습이 그 당시 브루주아의 한심한 모습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이 작품에 사용된 한국어들이 참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오래된 한국 묵한들은 당시에는 그 단어들이 일상적인 단어들이었는지 모르겠지만 - 지금의 핸뎌소설에서 만약 작가가  쩐다.. 이런 단어들을 쓴다는 것처럼 말이다 - 그래도 그런 단어들을 그때그때 잘 골라서 글을 썼다는 것이 달리 소설가가 아니겠는가 싶을 정도이다.

재미있다. 황석영 신수정 이 펴낸 한국 근대문학 2번째 소설은 이기영의 쥐불이다. 다음에 다시 후기를 남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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