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한국명단편 101선 두번재 책은 이기영 작가의 쥐불 이다.
주인공은 돌쇠고 그 당시 가난한 농촌에 살고 있는 평범한 인물이다. 쥐불놀이가 한창인 농한기에 사람들은 먹을게 없고 돈은 없고 그러다보니 노름을 한다. 거기에서 응삼이의 돈을 딴다. 소를 판 돈이니 꽤 많은 돈이다. 그런데 이 노름이 문제가 된다. 너무 큰 판돈이었고 그걸 동네사람인 응삼이에게 그렇게 따도 되냐는것이다. 응삼이에게는 이쁜이라는 처가 있다. 이쁜이는 응삼이가 남편구실도 못하고 애도 못낳고 그래서 돌쇠에게 마음이 있고 실제로 둘이 모종의 관계를 맺었다. 이걸 눈치챈 또 다른 인물 원준이가 이를 약점으로 하여 이쁜이를 해하려고 작전을 세운다. 그러나 이쁜이가 자기 뜻대로 넘어가지 않자 이번에는 더 큰 그림 마을 전체 회의를 만들어서 돌쇠와 이쁜이 관계를 폭로할 작전을 세운다. 계획대로 마을 회의가 만들어지고 회의가 진상규명을 하자는 분위기로 흐르는듯 하다가 일본 유학파 광조가 발언을 하면서 전혀 다른 전개로 흐른다. 광조는 노름은 잘못된 것이나 만연해 있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불륜이라는 것도 조혼이나 부모들이 강제로결혼을 시키는 풍습이 더 문제 아니냐? 하며 꽤 진보적인 의견을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돌쇠는 이에 힘을 얻어 원준이 준비한 계획을 모두 무산시키고 원준은 회의 장소를 소리소문없이 떠난다. 그리고 이쁜이가 나타나서 돌쇠와 안도의 한숨과 각별한 정을 표시하면서 소설은 끝난다.
황석영작가는 서평에서 이기영 작가가 카프 작가임을 밝히고 황작가가 방북했을때 이 작가의 일가친족을 만났던 비화도 털어놓았다. 그리고 문학적으로 이기영 작가가 당시 농촌의 실상을 대중적인 소설로 묘사하고 이 소설을 쓴 것을 주목한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후기는 역시 그 당시 농촌의 풍경을 묘사하는 부분이나 구어체 그리고 그 당시 문장들이 너무 아름답고 재미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것이다
이쁜이는 그 자리에 쓰러져서 보리밥 한 솥지기는 울었다. 그는 암만 울어도 시원치 않았다.
재미있지 않나?
그리고 소설을 읽으면서 어 이거 이거 파국으로 치닫는데 파국으로 ...하다가 마지막에 주인공이 상황을 의외의 인물의 등장 (광조) 으로 해결을 넘어 역전이 되는 상황이 놀라운 반전이라고 생각한다. 뻔하게 흘러갈 치정극이려니 했는데 그런 결말이 아니었다. 일본 유학을 다녀왔다는 광조의 역할이 지대하다. 이게 어쩌면 신분제와 당시 결혼제도의 불합리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기영 작가의 생각이 아니었을까?
광조는 회심의 미소를 웃었다. 그는 신성한 가정의 풍기문란(?)이 쥐구멍을 못 찾고 쑥 들어간 것이 통쾌하였다. 자유연애 만세
실제로 이렇게 묘사되어있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마지막에 또 나온다. 이번에는 돌쇠와 이쁜이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으짜면 그이가 말을 그렇게 잘한다우
일번(일본)가서 대학교 공부하지 않았나
두 사람의 대화는 . 어둠속에서 도란도란한다. 이쁜이는 돌쇠에게 온몸을 싣다시피 치개면서 걸음을 떼놓았다.
세상은 우리가 모르는 별세상이 또 있는가부지? 그 이는 그것을 잘 아는 모양인가봐
돌쇠는 무엇을 골똘히 생각하다가 무심코 이런 말을 하였다.
참말로 우리도 그런 세상에서 살아보았으면 ....
그들은 한동안 아무말없이 걸어갔다.
와 이렇게 진보적인 결말이라니... 이기영 작가 놀랍다.
그리고 황석영작가의 서평이 이어지는데 이기영작가의 동아일보 기고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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