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2번째 책의 첫번째 단편은 역시 월북작가인 지하련 작가의 도정이라는 작품이다. 도정이란 道程 으로 길을 가는 과정, 이정 이런 뜻을 갖고 있다.
주인공 석재는 해방을 한달여 앞두고 (해방이 될 거란 생각을 하지도 않고 있는) 지방에 내려와 있다가 갑갑해서 서울로 올라가기로 한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가는 표를 끊으려는 역에서 천황의 항복 소식을 듣는다. 이 장면이 매우 인상깊다. 그냥 개인에게는 그 전까지 별다른 시간이 아니었는데 갑작스럽게 사람들이 요란해지고 어떤 꼬마는 일왕이 그래도 나름 불쌍하다고 울고 하지만 해방이 되어 기쁘다고 말한다. 주인공은 원래 사회주의자로 서울에서 여러번 활동을 하다가 투옥도 되고 고초를 당했던 인물이라 서울로 올라와보니 이미 '공산당'의 조직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조직은 이미 자신과 함께 투쟁했던 누군가가 주도하여 판을 짜고 있었고, 새로운 공산당 조직의 대표를 맡기 시작한 사람은 선재의 역할을 기대하기도 하고 독자에게는 내심 견제를 하는 것으로 읽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선재는 자신이 공산당원임을 인정하지만 자신의 계급을 소부르주아로 규정하고 자신은 일제가 노동력으 수탈하던 공장이 있는 영등포로 발걸음을 향한다.
--
황석영이 선정한 한국명단편 101편의 시작은 해방과 함께 시작된다. 그리고 여류작가 지하련의 도정을 처음으로 꼽아놨고 그의 남편 임화에 대해 자세한 소개를 해 놓는다 부부는 따로따로 월북을 하지만 김일성과 남로당의 권력 투쟁이후 숙청된다고 한다. 물론 임화와 카프에 대단 이야기도 소개한다.
문학적인 측면에서 지하련의 글이 당대에 매우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소개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앞서 말한것처럼 주인공이 해방을 갑자기 맞이하는 그 순간을 앞두고 한참 시골길을 걷는 그 풍경과 묘사가 좋았다. 그리고 새로운 공산당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주인공과 조직의 '자리'를 차지한 동지와의 대화하는 장면에서 당시 사회주의자들은 해방 이후 새로운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치열하게 고민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이제 2권을 읽기 시작하는데 해방이 정말 갑작스럽게 된 상황에서 한국의 문인들은 어떤 선택과 문장을 만들었는지 기대하면서 읽어보려고 한다.
'크리에이티브,문학,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용묵 별을 헨다 (1946년)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2권 3번째 (2) | 2024.09.22 |
---|---|
안회남 불 1947년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2권 2번째 (0) | 2024.09.18 |
김사량 빛 속으로 (1939년) 황석영 한국 명단편 101 - 1권 마지막 10번째 단편 (0) | 2024.09.09 |
이상 작가 날개 (1936년) -황석영 한국명단편 101 9번째 작품 (0) | 2024.09.09 |
박태원 골목 안 (1939년) - 황석영 한국명단편 101 7번째 (3) | 2024.09.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