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발표를 참 잘 한다. 그의 발표에는 항상 '독특한 감성'이 묻어있다. 다들 애플의 제품에서 감성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감성이 무엇인지를 말하라고 하면 쭈뼛쭈볏하게 된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발표를 보면, 아, 그 애플 제품의 감성이 이런 것이구나 알게 되는 몇가지 대목들이 있다. 예를 들어 지난번에 포스팅한 아이폰을 최초로 발표하던 그 순간에 영화 제리맥과이어의 대사를 패러디한 You had me at scrolling 같은 화면을 보여주는 것이 그렇다. 세상에 없던 아이폰을 꺼내어 손가락으로 휘리릭 노래 목록을 굴리면서 보여준 그 장면에서 스티브잡스는 "스크롤할 때 날 가졌어" 같은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미소짓는다.
그 이야기는 여기에
오늘 이야기는 그로부터 3년 뒤 아이패드의 발표 장면이다. 아이패드는 아이폰이 나오고 3년후인 2010년 발표되었다. 아이패드는 노트북과 아이폰의 그 중간, 그리고 그때까지 느리고 가격만 싼 컴퓨터인 넷북이라는 것이 해결해주지 못하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 주는 기기가 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스티브잡스는 이 발표로 유명세를 탄 르꼬르 뷔제 소파에 앉아 거실에서 사용하는 완전히 새로운 디바이스 아이패드의 활용 모습을 시연한다. 스티브잡스는 아이패드로 웹사이트를 서핑하고 뉴욕타임즈의 뉴스를 보여주고, 이메일을 보내는 법을 보여주고, 사진을 보는 법을 설명하고 아이패드를 가로로 돌리고 아이튠즈의 TV쇼와 무비에서 스타트랙을 보여주고 꽤 길게 애니메이션 업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 이때 스티브잡스는 Awesome movie 이고 one of my favorite sequences ever in any moive 라고 극찬을 한다.
그런데 사실 이 애니메이션의 이 장면은 스티브잡스의 추천이 아니어도 정말 좋다. 하지만 좀 슬픈 장면이기도 하다.
잡스는 이 장면을 정말 좋아했던 것 같다. 그리고 당연히 아이패드 발표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세상에 없던 카테고리 아이패드는 그렇게 탄생했다. 하지만 이 발표가 있던 2010년 1월로부터 일년하고 10개월이 지난 2011년 10월 잡스는 이 영화에 나온 엘리처럼. 우리곁을 떠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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