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성동운 물론 만다라 라는 영화화된 소설로 유명하지만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6권에는 잔월이 소개되어 있다. 밤이 늦은 새벽이 아직 조금 많이 남은 시점에 고개를 넘어가는 여인과 여인의 아이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아낙은 왜 고개를 넘고 있는 것일까? 친정에 가는 길이다. 친정으로 도망을 가는 것이다. 사상을 이유로 박해를 받고 말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외갓집을 가는 길이다. 엄마는 아이를 업고 간다. 배고파 하는 아이가 잠이 들면 잠들지 말라고 엄마 혼자 심심혀 라고 말한다.
아낙의 남편은 공산당쪽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그 사상을 가진 사람을 따라 나서고 죽었다. 하지만 그 덕에 아낙은 붉은 완장을 차 보고 여맹위원장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즌쟁'이 끝났다. 이제 사람들은 공산당이 물러간 이후 마을은 모든 죄를 아낙에게 뒤집어 쓰웠다. 대한민국 만세.. 그리고 아낙은 끌려가고 갖은 고문을 당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다했다. 자기가 다했다고 말도 안되는 고문에 아무런 이유도 모르는 자백을 하고 돌아온다.
이런 이야기를 등에 업은 아이에게 하는둥 마는 둥 함녀서 고개를 넘다가 또다시 죽창을 든 사내들을 만난다. 그리고 방공호로 끌려가 수치스러운 일을 당한다. 이 청년들은 자기들의 아버지가 빨갱이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청년들이라 아낙을 또 유린한다.
길고 긴 짐승같은 밤을 보내고 아낙은 결국 친정에 도착한다. 손주를 만난 할머니는 "너는 그저 무지렝이루 살거라. 책 읽을 생각두 말구 제 땅 가질 생각두 말구 오여손 바른손 웂넌 새 시상 올때까지는.." 이라고 중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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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작가는 김성동의 잔월을 다시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황작가 개인적으로도 마음의 빚이 있는 사연도 소개되고 더 애틋한 마음이 각별한 작가인 듯 하다. 황석영은 김성동 작가가 소설을 쓰게 된 이유 중 가장 첫번째가 어머니의 고통을 멎게 하려고 시작했다고 말한다.
소설이 너무 슬프다.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2권에 수록되었던 일제 시대의 소설만큼이나 슬프다. 그리고 김성동 작가의 개인적인 인생에서 나온 글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슬프고 비통한 생각마저 든다. 좌익과 우익에게 모두 만세를 불렀어야 하는 시기를 보냈던 노인들이 참 불쌍하다.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성폭력이나 가혹한 여성 대상 폭력을 다룬 소설을 읽는것이 너무 힘들다. 그 시절은 정말 그렇게 가혹했지만 참담함을 넘어 너무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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